스와바 2020. 10. 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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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 며칠 전 구워 온 밤을 굽기로 한다.

어제, 그제는 대충 구웠더니 새까맣게 탔거나 껍질이 벗겨지지 않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작심하고 밤 굽는 법을 검색한다.

몇 개의 정보를 통합해서 밤 굽기를 해본다.

역시 아는 것이 있으니 마음까지 느긋해지는 것 같다.

 

 

먼저 밤을 세로로 길게 칼집을 내준다.

이 과정이 힘들어서 먹을 만큼만 굽게 되니 일거양득이다.

많이 구워놓아 봤자 먹을 사람이 많지 않으니 찬밥 신세가 될 게 뻔하다.

못쓰는 프라이팬에 물을 두 숟가락 정도 넣은 뒤 뚜껑을 덮어주었다.

물을 넣은 것은 바짝 마른 것보다 수분이 좀 있으면 더 잘

익을 것 같아서다.

 

 

처음엔 중불로 10분 익히다가 뚜껑 열고 상태 봐서 프라이팬을 좀 흔들어

뒤집어 준 뒤 약불로 7분 더 익혀주었다.

 

 

군밤이 완성되었다.

먹어보니 겉은 적당히 불맛이 나고 속은 고소하다.

파는 것처럼 완전히 속이 벗겨진 것은 아니지만

손으로 가르면 벗겨진다. 그렇지 않으면 과도로 살짝 벌리면 잘 벗겨졌다.

 

군밤을 간식으로 챙겨놓고 소파에 늘어져 텔레비전을 보는 이 시간이

꿈속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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