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활동 - 질문하기

중학생 독서수업 사례②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스와바 2020. 10. 2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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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작은 언제나 시 읽기다.

몇 개 남겨놓은 석류가 드디어 입을 벌렸다.

석류를 먹으며 석류에 대한 시를 읽으면 할 이야기도 많겠다 싶어서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석류'를 학생들과 같이 읽었다.

 

석류/ 폴 발레리

 

넘쳐 나는 알맹이에 떠밀려

반쯤 입 벌린 단단한 석류여

스스로의 발견에 기뻐 못 견디는

고귀한 이마들을 보는 것 같다

 

오오 방긋이 입 벌린 석류여

너희가 버텨 낸 햇볕이

너희가 자랑스럽게 쌓아 온

홍옥의 벽을 무너뜨린다 해도

 

황금빛 메마른 껍질이

어떤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붉은 과즙의 보석들로 터진다 해도

 

나는 이 빛나는 파열로

일찍이 내게 있었던

은밀한 구조의 영혼을 꿈꾼다

 

********************************

 

석류로 한참 이야기꽃이 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3학생들은 아무 말이 없다.

심지어 벌어진 석류에 대해서도 흥미가 없다.

한 알만 먹어보라며 붉은 석류알을 보고 감탄하는 나를

어디 먼 외계에서 온 우주인 같이 낯설어한다. 석류 하나로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하려던 내 생각은 보기 좋게 어긋나 버렸다.

 

지난 시간에 각자 만든 질문을 정리해 다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답을 찾아보라고 했다.

학생들이 만든 질문을 살펴보자.

 

질문 만들기: 일리야스

 

1. 일리야스의 아버지는 일리야스를 결혼 시킨 뒤 얼마 만에 돌아가셨나요?

2. 우파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일리야스를 보고 부러워 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3. 부자였던 일리야스가 70세가 되자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돼버린 이유는?

4. 일리야스 부부는 왜 자식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까요?

5. 일리야스 부부는 왜 이웃인 무하메드샤의 집에서 살게 되었나요?

6. 무하메드샤는 일리야스 부부를 데리고 있는 게 왜 득이라고 생각했을까요?

7. 손님은 왜 일리야스와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나요?

8. 일리야스의 부인인 샴세마기는 왜 지난 50년간 행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나요?

9. 일리야스 부부는 일꾼으로 일하는 지금이 부자였던 예전보다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했나요?

10. 일리야스는 이야기가 끝난 뒤 웃고 있는 손님들에게 우린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들에게 선을 바라는 마음으로 알려주는 것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대충 책을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정독하는 습관을 들이려 하는 중이다.

전날까지 중간고사를 친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 채 조금 지쳐 보였다.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를 마인드 맵으로 정리한 뒤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를 읽고 다섯 가지 질문 만들기를 했다.

다음 시간에 이 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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