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의시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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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내가 읽은 시/내가 읽은 시집 2020. 11. 19. 16:02
표제 시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낙타가 바라보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 슬픈 내 마음 저기 있네, 햇살과 햇살 그사이에 막연히. 목화, 내 여인. 나의 이별, 목화. 아름다웠던 사랑도 아름다운 추억 앞에서는 구태의연하구나. 절망과 내가 이견이 없어서 외로웠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가서 나는 왜 아직 여기 홀로 서 있나, 막연히. 청춘은 폭풍의 눈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등불이었지만 재가 되어 사그라지는 내 영혼에 상처로 새겨진 문양이여. 목화, 눈을 감고 있어도 도저히 보고 있지 않을 수 없는 목화. 어쩌면 혐오와 환멸은 인생이 자유로 가는 문이어서 계절이 흐르는 이곳에서는 절망의 규정마저도 바뀌는구나. 낙타가 쓰러져 죽어 있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에 마지막으로 기도하듯 맨 처음 그리운 나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