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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계속 김장을 하고 있다.
혼자 하는 김장이라 조금씩 나눠서 한다.
시내 살 때는 남들처럼 10포기를 했다.
시골 와서 첫 해는 마흔 포기를 했다.
텃밭에 배추가 있다 보니 자꾸 하게 됐다.
김치냉장고에 스무 포기쯤 넣고 나머지는 바깥에 두면서
지인들과 나눠먹었다.
남편이 무심하기도 하고, 내가 혼자 하는 걸 편해하는 쪽이기도 해서
김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한다.
가장 힘 드는 것은 마늘 까기다.
이건 남편이 거들어준다.
작년엔 배추가 잘 되지 않아 15포기 정도만 했다.
다 자란 배추에 까만 벌레 알이 빼곡해 밭에 그대로 버렸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배추가 잘 됐다고 했더니 작년 그 벌레 알이
조금씩 보인다.
급한 마음에 남들보다 빠르게 배추를 뽑아 일주일째 김치를 담그는 중이다.
나는 내 방식대로 김장을 한다.
1. 소금물을 만든다. (계란이 500원 동전만큼 뜰 정도)
2. 배추를 소금물에 적신 후 그 물에 푹 잠기도록 배추를 눌러놓는다.
3. 양념은 한꺼번에 다 만들어 놓는다.
(찹쌀풀 끓이기. 마늘 생강 갈기, 젓갈(멸치 액젓, 새우젓) 준비하기. 대파, 실파 까놓기. 고춧가루, 통깨, 설탕 준비.
황태와 갖은 채소로 육수 만들어놓기, 무 채썰기, 청각 불리기--> 다 섞는다)
4. 소금물에 절인 배춧잎을 접어본다.(대략 17~18시간) 부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접히면 세 번 씻는다.
5. 30분쯤 물기를 뺀 후 양념을 바른다.
한꺼번에 많이 하지 않고 5~6포기를 절여서 양념을 버무린다.
하루나 이틀 쉬었다가-체력이 그다지 좋지 않음- 반복하기 때문에
스무 포기 김장도 다 끝내려면 열흘이 넘어 걸린다.
한 번 만든 소금물은 재 사용한다.
배추를 절일 때마다 웃소금을 뿌리기 때문에 염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김장을 스무 포기쯤 하고 겨울에 우리 먹을 배추 열 포기쯤 저장하면 나머지는 더 늦기 전에
지인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벌레만 꼬이지 않으면 밭에 그대로 두고 비닐을 덮어
겨울 동안 우리도 먹고 닭 모이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배추에 생긴 벌레 때문에 얼렁뚱땅 또 한 해 김장을 하고 있다.
사부작 거리며 텃밭과 마당 수돗가, 주방을 오갔던 지난 며칠 간의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아무도 모르는 지금 이 시간들.
훗날의 나만이 웃으며 울며 그리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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