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8x90
산이는 2013년 7월 1일에 태어났다.
생후 28일에 우리 집에 왔으니 함께 한 지 12년이 된 셈이다.
진돗개라면 충심과 깔끔함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 그것도 옛말이 되었다.
얼마 전에 목욕을 시키려고 하다가 손을 물렸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기 위해 자세를 잡다가 또 물렸다.
연고를 바르면 나을 정도의 물림이지만
그후론 나도 모르게 조심하게 된다.
아마 제 몸을 건드리는 것이 좋지 않아서겠지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목욕을 시키지 못해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넓은 마당이 있지만 집밖에서 배변활동을 했다.
지금도 하루에 서너차례 집밖으로 나가고 있지만 고작 20~30m정도, 멀리가야 100m를 넘지 않는다.
뒷다리에 힘이 없어서다. 며칠 전 외출하고 집에 들어와보니 이상한 것이 방 바닥에 놓여있다.
자세히 보니 산이가 변을 누고 앞발로 눌러놓은 흔적이다. 이런! 치우면서 잘했다고 칭찬했다.
저녁에 남편이 말하길 마당 한 켠에 산이 똥이 발견된다고 한다. 아무리 급해도 집안에선 볼일을 보지 않던 녀석이
이젠 급하면 못참게 된 것이다. 소변 실수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괜찮다. 대소변을 자주 실수하거나 밖으로 나가지 못할 만큼 다리가 좋지 않다면 기저귀를 사용할 것이다.
짧은 견생의 많은 날들을 시름시름 앓다가 노견이 돼 버린 산이.
조금 길게 잠 자고 있으면 숨 소리를 확인해 볼 만큼 늙고 병들어 버렸다.
혹시 아무도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길까봐 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오늘 날씨가 좋았다.
낮에는 기온이 20도를 넘었다. 일부러 산이와 함께 마당에 나가 저녁에 먹을 부추와 미나리를 다듬었다.
그늘에 엎드려 잠든 산이를 보다가 이 순간이 너무도 그리울 어느 날이 떠올라 마음이 아렸다.
골골 80이란 말처럼 별로 씩씩하게 살아보지 못한 산이가 이대로라도 조금 더 오래
우리 곁에 있기를 희망한다.
728x90'반려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아지 요로결석 사료 (0) 2020.11.24 반려견(마당개) 겨울나기 (0) 2020.11.02 반려견 수제 간식 만들기 -고구마 닭가슴살말이 (0) 202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