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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이 비싼 이유는?검색을 리뷰하기 2020. 9. 24. 21:37728x90
내가 사는 곳은 요즘 핫한 과일인 샤인 머스켓(청포도, 망고 포도로도 불림) 주 생산지다. 몇 년 전 우리가 귀촌했을 때만 해도 귀농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선 거봉 포도가 면적당 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이라고 소개했다. 3~4년 전부터 샤인 머스켓으로 품종을 바꾸는 농가가 생기더니 작년부터 거의 대부분 거봉이나 캠벨포도를 뽑아낸 자리에 샤인 머스켓을 심었다. 그리고 이젠 그 어느 작물보다 높은 소득을 안겨 주는 효자상품이 되었다.
아직 샤인머스켓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으니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은 하루아침에 늘이지 못하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옆에서 귀동냥으로 들은 사실을 정리해보면 샤인 머스켓은 묘목을 사서 심은 첫 해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그다음 해가 되어야 출하할 수 있는데 그 2년 동안 새로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묘목을 사 심고 보살피는 투자비용이 있다. 이렇게 투자를 했는데도 잘 되지 않으면 농협 빚이 쌓일 수밖에 없고 농민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다행히 샤인 머스켓을 사 먹은 사람들은 그 달콤함에 매료돼 재구매가 이어지고 외국에 수출하는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찍 샤인 머스켓을 선택한 농민들은 모처럼 새로 도전한 일에 안도할 수 있게 되었다.
동네에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지만 대부분 밭 자체로 거래가 되었다고 한다. 찾는 사람이 많으니 미리 계약을 하려는 업자가 많은 것이다. 그래도 남은 물량은 알음알음으로 개인 판매가 되는데 한 송이에 만 원이라고 한다. 시중 마트나 청과에선 더 비싸게 팔릴 것이다. 이렇게 비싸다 보니 소비자들이 슬슬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다. 다른 과일에 비해 비싼 이유가 궁금하다는 사람들의 글이 보인다. 내가 보기엔 무엇보다 아직 공급이 적기 때문인 듯하다. 없어서 못 팔 만큼 수요가 있으니 가격이 내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샤인머스켓이 인기 선물이라고 한다. 샤인 머스켓의 장점을 들라고 하면 무엇보다 달콤함이다. '망고 포도'라고 불릴 만큼 잘 숙성된 망고 같은 달콤함이 있다.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버릴 것이 없다는 데 있다. 이 포도는 껍질이 얇고 씨도 없어서 그냥 통째로 먹으면 된다. 이 장점이 손님 접대에 아주 좋아서 고급 음식점의 디저트 용으로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세 번째는 저장성이다. 과육이 단단해 포장용기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하면 1~2달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단점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우선 당도가 무척 높기 때문에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꺼려할 수도 있다. 또 비싼 가격도 단점이 될 것이다. 샤인 머스켓의 높은 가격은 알뜰살뜰 가정을 꾸려나가고 싶은 주부들에겐 장벽이 된다. 나도 한 송이에 만 원하는 과일을 선뜻 살 수 없어 수확이 한창인 이웃을 방문하지 않는다.
텃밭에서 캔 고구마를 손질하고 있는데 요즘 동네에서 가장 바쁜 이웃 분이 방문했다. 얼마 전에 새로 땅을 사 샤인머스켓 농장을 늘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좋은 것은 다 팔고 남은 거라며 샤인 머스켓 세 송이를 주고 갔다. 한 송이 따서 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꿀 맛이다. 두 송이는 그대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곧 추석이니 저장성 좋은 이 포도를 집에 오는 손님에게 대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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