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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내가 읽은 책/리뷰 2021. 1. 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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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혁명은 민주정치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가를 알려주고 있다. 자유와 평등은 모든 나라에서 구현해야 할 가장 소중한 인간의 정의고 권리라고 생각한 위고는 이 책을 통해 불안전한 사회 환경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참하게 적용되는지 강조하면서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억압이나 처벌이 아닌 희생과 용서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비참하고 가엾은 사람은 누구인가? 얼핏 생각해보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한 장 발장이 가장 적합한 인물로 보인다. 그러나 미리엘 신부를 만나 그의 사랑에 감복을 받은 장 발장은 더 이상 비참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 책의 마지막을 덮을 때까지 장 발장이 보여준 행동은 미리엘 주교 이상으로 고귀한 희생과 봉사, 사랑을 펼친 삶이었다. 자신의 노력으로 번 많은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한 일, 불에 갇힌 아이들을 구하고, 마차 아래 깔려 신음하는 노인을 구한 일. 술집여자인 팡틴느의 아픔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정성스레 간호한 일, 팡틴느의 남겨진 딸을 테나르디에 부부로부터 구해내 양녀로 삼아 돌보아 준 일. 평생 자신의 뒤를 쫓아다니던 쟈베르 형사를 구해 준 일. 죽기 직전의 마리우스를 살려준 일...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스스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으며 자신을 위해서는 작은 행복마저도 누리지 않으려 했다.

     

    파리 북쪽의 작은 도시 몽트뢰유 쉬르메르에서 이미 시장으로서의 훌륭한 삶을 살고 있던 장 발장이 사소한 절도범인 샹 마티에가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로 자신으로 오해받고 종신형을 선고 받을 위기에 처했다는 말을 듣자 현재의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감옥으로 간다는 내용은 다시 생각해봐도 평범한 내게는 감당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죽은 팡틴트의 딸인 코제트가 마리우스와의 결혼으로 행복해 하고 그 자신도 코제트의 행복에 끼여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을 때조차 장 발장은 자신의 과거를 마리우스에게 고백함으로써 그 소박한 행복으로부터 멀어진다. 살기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지만, 자신의 남은 삶을 위해 남의 이름을 훔쳐 살기는 싫었다는 장 발장의 고백이 내겐 소름끼치는 용기로 다가온다.

     

    과연 불쌍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한 장 발장이나 아이의 양육을 위해 가진 것을 다 팔아야 하는 팡틴느, 혹은 아무리 애를 써도 더 나아지지 않는 테나르디에 가족들. 나는 그 모든 사람들 중에서 자베르 형사가 가장 불쌍하게, 비참하게 보였다.

     

    자베르 형사는 오직 두 가지 신념으로 이 세상을 살아왔다. 하나는 자신보다 높은 권위에 대한 복종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사회 범죄에 대한 반감이었고, 자신이 그 범죄를 단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나이였다. 그런 그에게 장 발장은 단죄해야 할 범죄자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이 수년 동안 뒤를 쫒았던 장 발장이 그에게 보여준 행동은 그가 평생 미워하던 사회정의를 망치는 범죄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장 발장을 붙잡았지만, 장 발장은 오히려 그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의 목숨을 살려 주었다.

    그는 선의를 가진 죄수를 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죄수는 악해야하고 악한 죄수를 처벌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그러나 장 발장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선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마저 구해준 현실 앞에서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하고 말 때 나는 자베르야말로 레 미제라블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서로 다른 가치가 충돌 했을 때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채 죽어 간 자베르는 죽을 때까지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몰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빅토르 위고는 서문에서

     

    -이 시대의 세 가지 문제, 프롤레타리아의 탓으로 남자가 낙오되고, 굶주림으로 여자가 타락하며, 어둠 땜에 아이들이 비뚤어지는 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또 어떤 지역에 사회의 질식 상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한, 다시 말해 더 넓게 보아서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있는 한 이러한 책들이 쓸모없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밝혀 자신이 이 책을 쓴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사회가 불안정할 때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사회의 약자들이며 이들의 희생을 밟고 웃는 지도자야 말로 사회의 악임을 고발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앞에 서는 사람들은 그만큼 높은 도덕심을 갖고 있는지 거울을 보듯 자주 자신의 양심을 살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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