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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정리 편지 / 배유안
    내가 읽은 책/리뷰 2021. 1. 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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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후 반포까지 고심한 내용과 한글이 어떻게 해서 일반 백성들에게 스며들었는가를 보여주는 역사동화라고 할 수 있다.

     

    초정은 세종대왕께서 눈병 치료를 위해 자주 찾은 지역이라고 한다. 작가는 거기에 힌트를 얻고 상상력을 보태 세종 시대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정보가 권력인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교통, 통신, 정치의 발달로 웬만한 정보는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보다 빠른 정보는 커다란 자산이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조선시대 역시 소수 양반들이 정보를 독점해서 권력을 독차지하던 시대였다. 양반들에게 있어서 무지랭이 백성들이 글을 알아서 자신들과 똑같은 정보를 가진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문자를 독식한 양반들은 일반 백성들이 까막눈 인 것을 이용해 여러 가지 문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로 작성해서 백성들의 것을 착취해나갔다. 장운의 아버지 역시 눈뜨고도 글을 몰라 천금 같은 땅마지기를 고스란히 잃게 되는 억울한 일을 당한다.

     

    세종대왕은 어렵게 한글을 창제해놓고도 반포를 앞두고 끝없이 고심을 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긴 만들었지만 과연 백성들이 이 글을 사용해 줄 것인가. 자신이 바란 대로 백성들에게 유익한 일이 될 것인가.

     

    이런 근심을 하던 중에 토끼를 쫓던 장운이를 만나 시험 삼아 한글을 가르쳐 본다. 한글은 알다시피 조금 똑똑한 사람이라면 단 몇 시간이면 깨칠 수 있는 쉬운 글자가 아닌가. 며칠 지나지 않아 장운이 한글을 익히고, 장운 스스로 그 것을 누이에게도 가르쳐 주자 세종대왕은 근심을 덜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장운에게 남긴다.

     

    얼떨결에 한글을 익힌 장운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 글을 가르쳐준다. 소리 나는 대로 다 적을 수 있는 글을 배우는 마을 사람들은 신기하기만 하다. 장운으로부터 비롯된 한글 익히기는 장운의 가족에서 마을로 일터로 그리고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책의 중간 중간 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15세기 글자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지금은 쓰지 않는 아래아나 반치음, 여린히읗 꼭지달린 이응을 만날 수 있다.

     

    장운이라는 소년을 등장시켜 세종대왕의 한글이 어떻게 백성들에게 닿게 되었고, 백성들이 한글을 배움으로 해서 어떻게 생활이 달라졌는가를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 공기처럼 아무렇게나 사용하고 있는 한글이 사실은 없다면 우리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 진짜 공기처럼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재미있으면서도 뭔가 가슴 찡한 여운이 한참동안 떠나지 않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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