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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은 도끼다/ 박웅현
    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1. 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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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독서를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세상에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한정되어있다. 양서를 읽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추천이 필요하고 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도 필요한 법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자신의 딸아이에게 독서교육을 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는 책에다 줄을 긋고 느낌이 있는 글은 베껴놓으면서 울림을 오래도록 공유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런 독서법은 권수는 적지만 한 권 한 권을 꼭꼭 씹어서 읽는 장점이 있다. 마침 나도 열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는 한 권의 책을 열 번 읽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자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통해서 인식을 확장하는 것과 현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배우는 데에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창의력과 연결된다는 거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하고,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작가의 통찰력을 빌려 볼 수 있다면 그 책을 쓴 작가만큼은 아니더라도 독자의 인식의 세계가 넓어지리라는 것, 이것이 바로 간접 경험 아닌가. 또 책을 읽으면서 거듭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책을 잘 읽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게 중요한데 저자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통해 새로운 발견을 하는 기쁨을 소개하고 있다. 김훈은 봄꽃과 봄나물을 전달할 때도 그 묘사에 사용하는 낱말 하나 조사에서 관찰의 힘이 느껴진다고 감탄하는데 실제로 저자가 예로 든 문장을 읽으면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었지만 지금은 내용이 가물가물 할 뿐인데 저자가 말 한데로 따라가니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김훈의 문장을 새롭게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산수유는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다.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있다.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 채기 어렵다.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러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77)

     

    저자는 책을 읽다가 감동이 전해지는 문장을 따로 적어놓으면 그 문장들은 자신을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주는 힘이 되어준다고 한다. 시집을 꺼내 읽으면 읽을 때마다 다가오는 구절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다. 그것은 시가 변한 게 아니고 그 시를 읽는 내 환경이 변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많은 경우 나는 시를 통해 위로를 받는데, 저자는 책에서 옮겨 적은 수많은 문장으로 자신을 세우는 버팀목을 만든다고 하니 수긍이 됐다.

     

    책에서 얻은 내용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면 정말 멋진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 읽기를 통해 통찰력이 커지고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생성되어 그것이 자신의 일까지 연결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알찬 독서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저자의 방식대로 꾸준히 독서를 한다면 삶이 지금보다 훨씬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이 세상을 다 살고 난 후 우리가 죽음 앞에서 기억해야할 장면이 어떤 것인지, 그것을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삶이라면 좀 더 천천히 느끼고 음미하며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고 자신이 꾸준히 독서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평소에 책을 깨끗이 보고 싶었던 나지만 이 책에는 망설이지 않고 줄을 그었다. 내가 줄을 그은 문장을 적어보면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난 행복을 선택 하겠어하면 됩니다. 행복은 운명이 아니니까요. 삶을 대하는자세가 만들어내는 것이지 어떤 조건이 만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죠.(123)

     

    뫼르소의 말 속에 죽은 사람처럼 살지 말고 현재를 살라는, 찬란히 부서지는 지중해의 햇살을 맞이하듯 그렇게 순간을 소중하게 살라는 외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217)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저자가 읽은 책들이 내게는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 생겼다.

     

    1. 이철수의 판화집, 마른 풀의 노래

    2. 알랭드 보통의 불안

    3. 고은, 순간의 꽃

    4. 톨스토이, 안나 케레니나

     

    좋은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울림이 느껴지는 책이라고 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울림을 느꼈다. 처음에는 저자가 생소하고 책과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어서 내용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읽어보니 내용이 알차고 재미있고, 배울 점도 많았다.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막연하게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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