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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
    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1. 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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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삶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된다. 일상의 평범한 선택이 우리 삶에 어떤 결과가 주어질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선택은 한층 더 신중해질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닿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기준을 찾을 지도 모른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어떤 경우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라는 것!

     

    주인공 는 이제 열여섯이 된 고등학생이다. 여섯 살 때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있고, 그 어머니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소년이다. 4년 전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해서 지금은 예, 아니오의 간단한 답이 아니면 다른 사람과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말을 더듬는다. ‘가 열 살 때 아버지와 재혼한 새어머니는 두 살 된 여동생 무희를 데리고 왔다.

     

    는 무희에게 일어난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새어머니에게 엄청난 오해를 받고 한밤중에 집을 뛰쳐나오게 된다. ‘가 도망쳐 나온 곳은 평소 밥 대신 먹었던 빵을 사러 다니던 동네 빵집이다.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세 번째 건물 1에 있는 제과점인 이곳은 겉보기에는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깔끔하고 소박한 동네 빵집이지만 인터넷에서 위저드 베이커리 닷컴을 운영하며 마법의 빵을 팔고 있는 환상적인 마법의 공간이다. 예를 들면

     

    악마의 시나몬 쿠키 29,000.

    마음에 들지 않은 상대에게 이것을 먹이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

     

    도플갱어 피낭씨에

    이것을 먹으면 또 하나의 내가 가기 싫었던 학교나 회사에 대신 가준다.

     

    이런 여러 가지 마법의 빵을 팔고 있는 위저드베이커리닷컴에는 제품마다 공통적으로 경고문이 붙어 있다.

     

    긍정이나 부정, 자기가 바라던 어느 쪽의 변화든 간에 이것은 물질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비물질계의 질서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입니다. 따라서 모든 마법의 이용 시 그 힘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십시오.‘-63-

     

     

    는 빵집에 머무르며 인터넷으로 빵을 주문한 사람들이 그 효과만 보려고 하다가 오히려 커다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게 된다. 빵을 사간 고객이 고객의 책임을 강조하는 마법사에게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라고 묻자 마법사는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

    라고 냉정하게 말할 뿐이다.

     

    마법사가 만드는 마법의 빵 중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 리와인더라는 빵이 있다. 주인공인 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오자 마법사는 에게 타임 리와인더를 건네준다. 현재의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준 것이다.

    인연은 어떻게든 바꿀 수 있으나 운명은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 는 새어머니와의 첫 만남의 순간으로 돌아가고자 타임 리와인더를 먹으려고 한다.

     

    작가는 친절하게도 책 말미에 주인공인 가 타임 리와인더를 먹었을 경우와 먹지 않았을 경우 두 가지를 다 보여준다. 만약에 당신이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결과를 미리 똑바로 보라는 듯.

     

    결과를 알면 선택은 쉬울 것이다. 타임 리와인더를 먹으면 과거로 돌아갈 수는 있지만 현재의 기억은 사라진다. 되돌아간 과거에서 예전과 똑같은 선택을 할 수도 있기에 타임 리와인더를 먹는다 하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작가는 묻는다. 그래도 당신은 당신이 잘못된 선택을 한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벼랑을 타고 온 사람에게는 벼랑이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못되지만 벼랑 앞에 갑자기 선 사람은 벼랑이 무서울 수밖에 없다.

    우리의 선택에 후회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후회하기 보다는 그 결과에 승복하고 이겨 내는 것. 참아 내는 것. 그것이 수만금의 돈을 들여서라도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욕심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제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한탄하지 않기로 하자.

     

    책을 덮고 환타지와 스릴러의 길목을 벗어나면 유년의 어두운 골목을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쉬고 있는 행복한 독자인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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