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견만리/ 인류의 미래편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18. 20:59728x90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말하다-가 부제다. 앞서 읽은 "미래편"에 상당히 만족했기 때문에 제목과 부제에 걸맞는 좋은 내용이 나오길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풍향계 역할을 하는 트렌드를 통해 변화를 읽어냄으로써 사회 전체의 아젠다(의제)를 제시 한 뒤, 현실에서 보이는 단서를 통해 미래에 대한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과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1부는 "인구"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국가다. 22세기,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힌 대한민국. 무엇이 우리나라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를 생각하며 제작팀은 스페인, 독일, 일본,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두었던 스페인 사람들은 부동산 거래가 중단되자 희망을 잃었다. 일본에서는 이제 더이상 장수마을을 자랑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는 다른 나라에 가서 일자리를 구하라고 자식들의 등을 해외로 떠밀고 있다. 현재 이 모든 것에 해당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작팀은 독일에서 찾고자 한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청년 투자에 주목하고, 청년들은 그 혜택을 받으며 성장했다. 청년 세대가 튼실해야 미래가 밝다. 우리나라가 주목하고 봐야할 독일의 현재는 청년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나라다. 이탈리아의 젊은이들은 정치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들을 절망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 정치라고 믿고 있다. 청년 세대 40% 실업률이 이탈리아의 현실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답답하기만 한 우리나라의 정치가 이대로 계속 된다면 우리의 미래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하니 명치끝이 무겁고 아려오기만 한다.
2부는 "경제"다. 현대는 고용이 창출되지 않는 사회라고 한다. 예전의 산업혁명이 일자리의 이동을 가져왔다면 오늘날 로봇산업의 발전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소멸화하고 있음을 얘기한다. 더이상 일이 없는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명견만리 팀은 이제 더이상 규격화된 일자리를 놓고 로봇과 경쟁하지 말자고 한다. 로봇이 대체될 수 없는, 상상력을 발휘해야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가자는 것. 이 내용을 읽는 순간 학교가 바뀌어야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회가 원하는 보편적인 사고를 기르기 위해 존재했던 학교가 이제 어떻게해서든 개인의 상상력을 존중해주며 발전시켜주는 곳으로의 변화가 뒤따라야 로봇과 경쟁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에 근접할 것이다.
거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독식하던 미국의 기업들이 점차 자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자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대놓고 선호하고 있는데 대한 응답이다. 예전에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여유로운 휴식으로 채우길 원했다. 하지만 현재는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국가나 기업의 중요한 의무가 되고 있다. 일자리가 없는 사회는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는 저성장, 저소비의 시대다. 충족될 만큼 소비할 돈이 없는 청년 세대들은 최소한의 소비재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비가 위축되는 만큼 산업도 퇴보한다. 이런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작팀은 정치권을 지목했다. 제작팀이 취재한 검소하면서도 생산적인 스웨덴 국회의 모습은 정말 부러웠다.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국가에 대한 높은 봉사 정신이 미치지 않는다면 감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기피 직업이라고 한다. 적은 보수에 일의 강도는 높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미래로 나아가는 막중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국회의원들은 무조건 열심히 일할 뿐이다. 이런 정치가들이 있는 사회의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3부는 '북한'이다.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북중러 국경지대의 훈춘은 현재 하루하루의 모습이 달라보일 만큼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닿아있는 곳. 세계는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아파트와 공장이 지어지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3개국어가 공존하는 이곳에 세계의 경제인들이 매의 눈으로 살펴보는 중이다. 이곳에서 취재진은 북한의 변화되는 모습을 들었다고 한다. 휴전선으로 인해 대륙의 섬이 된 우리나라의 입장으로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된다고 지적한다. 거의 언제나 정치적 난관에 봉착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 훗날, 이 곳이 어떻게 되어있을까 상상해보면 매일 목소리만 높이고 있는 정치권에 더더욱 불만이 쌓여갈 수 밖에 없다. 정치가 경제를 아우르는 것 만큼 정치가 정치로써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게 되는 장이었다.
4부는 '의료'편이다. 우리는 지금 '피 한 방울이면 자기 몸의 설계도를 모두 알 수 있는 유전자 기술 시대'를 살고 있다. 인간게놈분석의 일반화는 복이 될 것인가, 재앙이 될 것인가를 짚어본다. 신의 영역이라고 믿었던 생명에 관여하게 된 사람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게 되면서 치매가 화두다. 예전에는 치매에 걸릴 만큼 오래 산 사람들이 드물었지만 현재는 자신의 노후에 치매를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만큼 치매는 사회공동의 문제가 되었다. 네덜란드의 '호그백'마을은 치매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호그백 마을을 통해 치매에 걸린 사람들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해법이라고 내놓는다. 감추고, 두려워하기보다는 내놓고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미래"편을 읽으면서 가졌던 독서의 즐거움을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부디 이 모든 문제들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뛰어난 정치가가 나오길 기대한다. 아래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보다 위에서부터 흐르는 것이 훨씬 효용성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728x90'내가 읽은 책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맹 가리 (0) 2020.12.25 예술가의 작업실/박영택 (0) 2020.12.21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사사키 아타루 (0) 2020.12.08 명견만리 (미래의 기회편)/KBS명견만리 제작팀 (0) 2020.12.07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0)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