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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월 어느 날, 마당 한 바퀴
    농촌에 살고 있지만 아직 도시인 2020. 10. 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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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마당에 나가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습니다.

    남편은 여섯 시 , 나는 일곱 시.

    먼저 나간 남편이 바깥 기온을 알려줍니다.

    마당 온도계 눈금 7도.

    실내 온도는 22도.

    나가기 싫지만 밤새 기다렸을 개들을 생각해 나가 봅니다.

    수컷 두 마리는 늘 싸워서 한 마리씩 마당에 풀어놓습니다.

     

    개를 따라다니며 우리도 마당을 몇 바퀴 돌아봅니다.

    열매를 딴 대추나무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막막한 모습으로

    겨울맞이를 준비합니다. 이제 곧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 긴 잠에 빠지겠지요.

     

    화단에는 천일홍 맨드라미가 한창이지만 머위도 한창입니다. 꺾어서 반찬으로 먹어도 되는데

    고구마 줄기가 있어 굳이 꺾지 않습니다. 머위는 겨울철 빼곤 늘 저렇게 푸른 얼굴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올봄에 처음 옮겨 심었기 때문에 한 해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남편이 며칠 전 삶아서 말리고 있는 고구마 줄기입니다. 요즘 날이 맑아서 무얼 말리기는 좋습니다. 고구마 줄기는 껍질 까기가 귀찮아서 먹기 힘든 반찬인데 이웃 어르신이 저렇게 말려놓고 먹으면 껍질을 까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말리는 중입니다. 정말 그렇다면 내년에는 아예 처음부터 말려먹을 작정입니다. 한 줌 껍질 까는데 드는 시간이 좀 아까웠거든요.

     

     

    토담 방 뒤에 있는 한 그루 감나무. 대봉감이 무척 많이 달렸던 것 같은데 어느새 다 떨어지고

    몇 개 남지 않았어요. 커다란 감이 창고 지붕에 떨어지는 소리가 워낙 커서 들을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합니다.

    오늘도 네 개나 떨어져 있네요. 두 개는 담 위에 얹어놓고 두 개는 실내로 가져옵니다. 홍시를 만들어 먹는 거지요.

    어느 해는 우리도 실컷 먹고 다니러 온 지인에게 듬뿍 따줄 만큼 많이 달렸는데 해마다

    점점 그 양이 줄어들더니 올해는 정말 보잘 것 없네요.

     

     

    천방지축인 황구의 마당놀이 시간이 끝나면 우리도 들어가서 아침밥을 먹습니다. 흑구 녀석은 얌전해서 마당에 풀어놓아도 탈이 없지만 황구는 지켜보지 않으면 어느새 땅을 파서 가출하기 때문에 녀석이 마당에 있는 동안 함께 마당을 돌아다니고 있지요. 오늘은 남편이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부르네요. 설운도의 <보랏빛 엽서>라는데 남편의 묵직한 저음과 잘 어울려 듣기 좋았습니다. 남편이 노래 부르는 모습은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비공개 유튜브를 만들어야 하나 궁리해보다가 더 늦기 전에 개들 겨울 채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바빠집니다. 날이 좋은 오늘이 딱 그날이지 싶어서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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