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9장 요약

9장

 

Battle of the sexes

암수의 전쟁

 

배우자 사이의 공통 관심사는 같은 자식에 대해 똑같이 50퍼센트의 유전자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개체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한 많은 이성과 교미하고 자식 양육은 상대에게 전적으로 떠맡기는 것이다. 동식물을 통틀어 수컷을 수컷, 암컷을 암컷이라고 명명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기본적인 특징은, 수컷의 생식 세포는 암컷에 비해 매우 작고 그 수가 많다는 것이다.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에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암수를 각각 얼마나 많이 낳느냐 하는 것은 부모의 전략에서 중요한 문제다. 귀중한 유전자를 아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딸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까? 피셔에 의하면 정상 조건에서의 최적 성비는 50 대 50이 된다고 한다. 아들 딸을 같은 수로 낳는 전략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이다.

 

이 또한 그저 비유에 지나지 않음을 분명히 염두에 두기 바란다. 실제로 하나의 몸은 이기적 유전자들에 의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기계다. 자식들 각각의 양육 부담을 누가 질 것인가? 암컷은 크고 영양소가 풍부한 난자의 형태로 처음부터 수컷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태할 때부터 이미 어느 자식에 대해서건 아비보다 더 깊은 정성을 쏟는다. 자식에 대한 투자를 조금 줄이고 다른 암컷과 더 많은 자식을 만들게 하는 진화적 압력이 수컷에게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짝에게 버려진 암컷이 그 후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어미로서 최선책은 다른 수컷을 속여서 그에게 자기 자식을 친자라고 여기도록 하여 입양시키는 것이다. 버려진 암컷이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행동은 끝까지 참고 혼자서 자식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버려질 위기에 처한 암컷이 수컷에게 거절당하기 전에 먼저 수컷을 차 버리는 것도 합리적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암수 어느 쪽이든 먼저 상대를 버리는 쪽이 유리하다. 짝이 암컷을 착취하는 정도를 줄이기 위해 암컷이 선수 치는 방법 중 하나는 교미를 거부하는 것이다. 교미 전의 암컷이라면 가정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수컷을 선택하거나 남성다운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구애의식에서 수컷이 집을 완성할 때까지 암컷이 교미를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 수컷이 암컷에게 충분히 먹이를 줘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조신형 암컷은 수컷이 수 주간에 걸친 길고 힘든 구애를 거치지 않으면 수컷과 교미하지 않는다. 경솔형 암컷은 누구와도 즉시 교미한다. 성실형 수컷은 장기간 구애를 지속할 인내력이 있고 교미 후에도 암컷 곁에 머물러 양육을 돕는다. 바람둥이형 수컷은 암컷이 즉시 교미에 응하지 않으면 곧바로 다른 암컷을 찾아갈뿐더러, 교미가 끝나면 암컷 곁에 머물러 좋은 아비 역할을 하지 않고 새로운 암컷을 찾아 사라진다.

 

암수 누구든 적절한 안정 비율에서 벗어나면 변화를 일으킨 성에 불이익을 가져온다. 그 변화는 이성 전략의 상대 비율을 변화시키며 이로 인해 변이를 일으킨 개체는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ESS는 유지될 것이다. 우리는 조신형 암컷과 성실형 수컷이 대부분인 개체군이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수컷들은 일반적으로 아무 암컷하고나 짝을 짓고 자식 부양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항하는 대책으로서 암컷은 두 가지 대표 전략을 갖고 있는데 그 하나는 남성다운 수컷을 뽑는 전략이고 또 하나는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뽑는 전략이다. 배우자를 누구로 뽑는가에 대해 암컷이 수컷보다 신중한데 암수를 불문하고 신중함이 필요한 이유는 다른 종과의 교미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과 당나귀가 노새를 낳는 것처럼 근친상간은 유전적 손실을 야기한다. 여기서 암컷이 입는 손실은 수컷보다 크다.

 

사실 대부분의 인간 사회는 일부일처제를 취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난혼제인 사회도 있고 하렘제에 기초한 사회도 많다. 이 놀랄 만한 다양성은 인간의 생활양식이 유전자보다는 문화에 의해 주로 결정됨을 시사한다.

 

한 줄 요약 : 암수의 입상에서 이상적인 것은 가능한 많은 이성과 교미하고 자식 양육은 상대에게 전적으로 떠맡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