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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요로결석 사료반려견 이야기 2020. 11. 24. 19:22
우리 집 반려견 산이는 진돗개라면 거의 걸리지 않는다는 요로결석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첫 수술 뒤에는 물을 많이 마시게 하고, 운동을 시키려고 노력했지 사료를 바꿔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 년 만에 재발해서 재수술을 받게 됐을 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사료를 바꾸지 않으면 언제 다시 수술을 받을지 알 수 없었고, 같은 이유로 세 번씩 수술을 할 수는 없었다. 2015년 가을에 두번째 수술을 받은 후 지금까지 산이는 처방 사료인 로열 캐닌에서 나오는 유리너리 s/o를 먹고 있다. 가장 큰 용량인 7.5kg을 사면 한 달을 먹는다. 간식도 아무 거나 먹이지 못하고 고구마나 닭가슴살, 황태 정도를 먹이고 있다. 시중에 파는 간식을 먹이면 속이 좋지 않은지 토하기 때문에 냉동 닭가슴살을 사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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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냉동 돈까스오늘 한 끼 2020. 11. 24. 18:55
돈까스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예전엔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안심을 사서 직접 만들어 먹었다. 내가 만든 돈까스의 특징이라면 우유로 고기 냄새를 잡은 것. 고기를 20분 정도 우유에 담근 뒤 밀가루, 계란, 빵가루 순서로 묻히고 나면 절반은 된 거다. 나머지는 소스. 돈가스 소스와 케첩을 절반 섞은 것을 기름에 조금 볶는다. 이때 양송이 버섯이나 양파 등 채소를 함께 볶아주면 좋다. 다 볶은 뒤 물을 붓고 끓인다. 끓고 나면 전분 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후춧가루와 통깨를 넣어주면 맛있는 돈가스 소스가 완성된다. 돈가스를 만든 날이면 김치 하나만 있어도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었고 아이 친구들이 여럿 온다고 해도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 요즘은 그냥 냉동 돈가스를 사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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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내가 읽은 시/내가 읽은 시집 2020. 11. 23. 14:46
표제 시 친애하는 언니 유채가 필 준비를 마쳤나 봐 4월의 바람은 청록이었어 손가락으로 땅에 글씨를 썼던가 계절의 뼈를 그리는 중이라 했지 옷소매는 죽어버린 절기로 가득했고 빈틈으로 무엇을 키우는지 알 수 없었어 주머니에 넣은 꽃잎을 모른 체했던 건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박음질이 풀릴 때 알았지 실로 재봉된 마음이었다는 걸 의사는 누워 있으라 했지만 애초에 봄은 흐린 날로 머무는 때가 많았지 벚꽃과 유채가 엉킨 들판에 어린 엄마와 어린 언니가 있어 놀이기구가 안개 속에 숨어 있었던 거야 숨바꼭질을 좋아하던 언니가 이불과 옥상과 돌담 그리고 유채꽃과 산새와 먹구름 속으로 달려가는 한때 비가 내리고 물의 결대로 살 수 없다면 늙지 않은 그곳으로 가자 소매 안에 훔쳤던 벚나무에 대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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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휘 :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내가 읽은 시/내가 읽은 시집 2020. 11. 23. 13:06
표제 시 백일홍 병원에서 준 소염제를 열흘 먹었더니 깊은 잠을 자는 며칠이 되었다 어딘가의 염증과 부스럼을 이제는 내 몸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도록 창문에 비가 스미는 하오 사람들은 내 얼굴이 좋아졌다고 했다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얼굴이 서로를 다독거리고 늘어진 옷에 몸을 함께 들이민 가을과 저녁이 서로를 어루만진다 창밖의 백일홍은 겨드랑이마다 새 가지를 밀어 내 여름 내내 꽃을 피췄는데도 지지도 못하고 마르며 여태 피어 비를 맞고 있다 석 달 열흘은 옹이 몇 개쯤 지닐 만한 순간 그리고 다가올 폭설의 날들은 내다볼 멀리도 없이 제 몸을 핥는 꽃에게서 차례없이 시든 잎들에게서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 기억하고 싶은 시 풍경이 되고 싶다 언젠가 이 집을 떠날 때 한 가지만 가지고 가라 하면 나는 북쪽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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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내가 읽은 시/내가 읽은 시집 2020. 11. 23. 11:25
표제 시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당신은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네 요를 깔고 아주 가벼운 이불을 덮고 있네 한층의 재가 당신의 몸을 덮은 듯하네 눈도 입도 코도 가늘어지고 작아지고 낮아졌네 당신은 아무런 표정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네 서리가 빛에 차차 마르듯이 숨결이 마르고 있네 당신은 평범해지고 희미해지네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 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 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 기억하고 싶은 시 우리는가볍게 웃었다 시골길을 가다 차를 멈추었다 백발의 노인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노은은 초조한 기색이 없었다 나무의 뿌리가 뻗어나가는 속도만큼 천천히 건너갈 뿐이었다 그런다 노인은 내 쪽을 한번 보더니 굴러가는 큰 바퀴의 움직임을 본떠 팔을 내두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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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1. 22. 21:47
우리의 삶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된다. 일상의 평범한 선택이 우리 삶에 어떤 결과가 주어질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선택은 한층 더 신중해질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닿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기준을 찾을 지도 모른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어떤 경우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라는 것! 주인공 ‘나’는 이제 열여섯이 된 고등학생이다. 여섯 살 때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있고, 그 어머니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소년이다. 4년 전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해서 지금은 예, 아니오의 간단한 답이 아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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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박사와 하이드/(중학생 논술)독후활동 - 질문하기 2020. 11. 20. 11:18
* 자신이 발명한 약을 마시고 끔찍한 모습의 괴물 하이드로 변신한 지킬 박사의 이야기. 낮에는 선량한 인간으로, 밤에는 사악하고 못된 괴물로 변하는, 한 인간 속에 내재하고 있는 선과 악의 대립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운명을 그린 괴기담. 인간 본성과 심리를 예리하게 포착한 명작이다. 1. 우리가 가끔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2. 양심을 지켜며 살아가야하는 까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3. 지킬 박사는 실험을 통해 자신의 과학적 욕망을 충족하게 됩니다. 만약 지킬 박사가 자신의 욕망보다 인류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 사람이었다면 어떤 실험에 몰두했을까요? 4. 하이드가 저지른 악행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5. 지킬 박사는 변호사 어터슨에게 만약 자신이 실종되면 자신의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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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내가 읽은 시/내가 읽은 시집 2020. 11. 19. 16:02
표제 시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낙타가 바라보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 슬픈 내 마음 저기 있네, 햇살과 햇살 그사이에 막연히. 목화, 내 여인. 나의 이별, 목화. 아름다웠던 사랑도 아름다운 추억 앞에서는 구태의연하구나. 절망과 내가 이견이 없어서 외로웠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가서 나는 왜 아직 여기 홀로 서 있나, 막연히. 청춘은 폭풍의 눈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등불이었지만 재가 되어 사그라지는 내 영혼에 상처로 새겨진 문양이여. 목화, 눈을 감고 있어도 도저히 보고 있지 않을 수 없는 목화. 어쩌면 혐오와 환멸은 인생이 자유로 가는 문이어서 계절이 흐르는 이곳에서는 절망의 규정마저도 바뀌는구나. 낙타가 쓰러져 죽어 있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에 마지막으로 기도하듯 맨 처음 그리운 나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