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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창행주만들기검색을 리뷰하기 2020. 10. 17. 13:52
엊그제 동생집에 가서 올케와 행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올케는 살림하는 것, 다육이 키우는 것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나는 살림을 잘 하진 못해도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고 있고, 그 카페를 들락거리다가 소창 행주가 신세계라는 걸 알았다. 그 얘기를 했더니 올케가 반색을 하며 예전에 시어머니(나의 친정어머니)가 장만해주신 아이들 기저귀감이 남아있다고 했다. 요즘은 다 큰 아이들 샤워 후에 몸 닦는 수건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남은 게 있다면 좀 나눠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두 장을 준다. 한 장을 세 등분한 후 접어서 행주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네 면을 손바느질로 박음질하자니 시간이 제법 걸린다. 올케라면 행주 한 켠에 예쁜 꽃을 수놓겠지만 나는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아 그저 박음질로 마무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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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시 : 릴케내가 읽은 시 2020. 10. 16. 15:08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가을 나뭇잎이 떨어진다,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듯 저기 아득한 곳에서 떨어진다,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밤마다 무거운 대지가 모든 별들로부터 고독 속으로 떨어진다. 우리 모두 떨어진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진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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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 때 풀어보는 어휘력 문제독후활동 - 질문하기 2020. 10. 16. 14:54
불금입니다. 바쁜데 심심하고 할 일이 많은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게으르다는 거지요) 오늘 이 책을 읽다 보니 작가의 비유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심심하니 괄호넣기나 해볼까 싶어서 만들어보았습니다. 내일 이 책을 함께 읽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전에 블로그에 먼저 던져놓습니다. 저처럼 심심하신 분 계시면 자신의 어휘력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혹시 답이 필요하다면 비밀 댓글로 말씀드릴 게요. 1. 피바다와 아이들은 갯바위에 붙은 ( )처럼 창문에 다닥다닥 달라붙어 창 아래를 살폈다. 2. 방정이는 한 마리 ( )처럼 창틀 옆에 설치된 배관을 타고 주르륵 내려가고 있었다. 3. 전긍이의 극도의 ( ), 통과 방정이의 대책 없는 ( ), 옥토끼의 이해 받지 못한 자의 ( ) 속에서 열차가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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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와 소길댁과 환불원정대검색을 리뷰하기 2020. 10. 14. 22:02
요즘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다. 대신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동영상을 자주 본다. 오늘 본 영상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환불원정대'의 Don't touch me다. 환불원정대는 '놀면 뭐하니'프로그램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알고 있다. 50대 만옥(엄정화), 40대 천옥(이효리), 30대 은비(제시), 20대 실비(화사)가 그 멤버들이고 기획사 대표는 지미유(유재석), 매니저는 정재형(정봉원), 김지섭(김종민)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발표한 곡이 Don't touch me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해외 유튜버들이 벌써 이 곡으로 리뷰를 하고 있었다. 오늘 내가 본 몇 개의 영상이 그것이다.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흥얼거리며 장단을 맞추는 유튜버들의 표정과 여러 댓글 을 보면 외국인이 들어도 이 곡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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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스 글릭의 '애도'내가 읽은 시 2020. 10. 14. 11:42
애도 /루이스 글릭 당신이 갑자기 죽은 후, 그동안 전혀 의견 일치가 되지 않던 친구들이 당신의 사람됨에 대해 동의한다. 실내에 모인 가수들이 예행연습을 하듯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당신은 공정하고 친절했으며 운 좋은 삶을 살았다고. 박자나 화음은 맞지 않지만 그들은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은 진실하다. 다행히 당신은 죽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공포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조문객들이 눈물을 닦으며 줄지어 나가기 시작하면, 왜냐하면 그런 날에는 전통 의식에 갇혀 있다가 밖으로 나오면 9월의 늦은 오후인데도 햇볕이 놀랍도록 눈부시기 때문에,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그때 당신은 갑자기 고통스러울 만큼 격렬한 질투를 느낄 것이다. 살아있는 당신의 친구들은 서로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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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독후활동 - 질문하기 2020. 10. 12. 15:01
톨스토이가 평생 자신에게 한 질문. 하느님은 자신의 말을 거역한 천사 미하일에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다시 하늘로 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하느님의 질문 세 가지. 그 질문을 찾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하일의 미소 세 번.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뒤 자신을 거둬준 제화공 부부에게 설명한 세 가지 답. 여러 번 읽어도 읽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 이야기는 세상 사람 모두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지금은 이해되지 않더라고 살면서 힘들 때 생각나겠다. 내가 그런 것처럼. 1.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10가지만 써봅시다. 2. 10가지 중 가장 소중한 것 한 가지만 선택하고 선택한 이유를 말해보세요. 3. 주인공 부부의 생활을 읽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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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굽기검색을 리뷰하기 2020. 10. 11. 16:38
휴일 오후, 며칠 전 구워 온 밤을 굽기로 한다. 어제, 그제는 대충 구웠더니 새까맣게 탔거나 껍질이 벗겨지지 않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작심하고 밤 굽는 법을 검색한다. 몇 개의 정보를 통합해서 밤 굽기를 해본다. 역시 아는 것이 있으니 마음까지 느긋해지는 것 같다. 먼저 밤을 세로로 길게 칼집을 내준다. 이 과정이 힘들어서 먹을 만큼만 굽게 되니 일거양득이다. 많이 구워놓아 봤자 먹을 사람이 많지 않으니 찬밥 신세가 될 게 뻔하다. 못쓰는 프라이팬에 물을 두 숟가락 정도 넣은 뒤 뚜껑을 덮어주었다. 물을 넣은 것은 바짝 마른 것보다 수분이 좀 있으면 더 잘 익을 것 같아서다. 처음엔 중불로 10분 익히다가 뚜껑 열고 상태 봐서 프라이팬을 좀 흔들어 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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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추 시세검색을 리뷰하기 2020. 10. 11. 16:16
배추가 비싸다고 한다. 혁신도시에 있는 대형마트에 갔더니 정말 비쌌다. 두 포기 한 묶음이 19800원이다. 만약 꼭 필요하다면 사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김치를 담글 것 같다. 작년 배추농사는 일찍 망쳤다. 속이 차기도 전에 벌레가 꼬여서 배추 모종 100포기 심어 20포기도 못 챙기고 밭에서 썩어가는 것을 봐야 했다. 해서 올해는 김장김치도 일찍 떨어졌다. 남편은 텃밭에 있는 배추를 보며 벌써 배부른 표정을 짓는다. 올해는 배추가 넉넉할 듯하니 김장을 많이 해서 땅 파고 묻자고 한다. 배추는 아직 푸르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이제 속을 채울 준비를 한다. 한 달만 이대로 잘 자라준다면 그 어느 해보다 알찬 배추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농사는 수확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