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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쏘공, 거인들의몰락(우리가 원하는 세상의 조건)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0. 9. 15:27
얼마 전에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읽으며 접어놓은 구절이 있었다. 그땐 그렇게만 하고 지나쳤는데 오늘 켄 폴릿의 ≪거인들의 몰락 2≫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니 뭔가 정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런 내용은 많을 것이고 모르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문제 처리에 급급하다 보면 가장 기본적인 사실은 잊어버릴 수 있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다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였다. 그 세계의 지배계층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버지는 말했었다. 인간이 갖는 고통에 대해 그들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213쪽 중) 편안한 만족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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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청 된장국오늘 한 끼 2020. 10. 9. 14:35
저는 요리를 잘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필요한 때 적절하게 해야 하는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 요리는 맛을 음미하게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기에 그냥 나쁘지 않을 정도의 맛을 찾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의 많은 부분은 독서에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좋아하는 책 속에는 가난과 전쟁 상황이 너무나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마찬가집니다. 세계제1차대전의 상황을 그린 《거인들의 몰락≫을 읽고 있는데 솜 강 전투장면의 비참함이나 러시아 하층민들의 생활상과 제 형편을 비교하면 의식주 생활에 곤궁함을 느끼지 않는 지금의 생활에 불만이 없습니다. 그러니 요리도 눈으로 먼저 먹고 냄새로 한 번 더 먹고 맛을 본다는 그런 호사로움을 찾지는 못합니다. 한 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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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생활 난방하기농촌에 살고 있지만 아직 도시인 2020. 10. 7. 19:19
남편은 아파트 살 땐 형광등도 못 갈아 끼는 사람이었다. 도시의 답답함이 싫어 시골에 오긴 왔지만 우리는 둘 다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귀촌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사 오자마자 부딪친 문제는 난방이었다. 작년에는 기름보일러와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지냈는데 춥지 않아서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남편은 올 봄에 화목난로를 설치했다. 몇 년 전에 설치했다가 불편해서 식당 하는 친구에게 준 적이 있기에 왜 또 설치하나 싶었다. 남편은 그전과는 많이 다른 거라고 했다. 가장 큰 차이는 난로로 바닥을 데우는 기능이다. 보일러와 난로를 연결해서 난로 열로 물을 데워 순환시키는 거라고 했다. 아직 추위가 오지 않아서 바닥이 뜨끈할 만큼 나무를 많이 넣진 않았지만 물 온도가 올라가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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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무로 무생채 만들기오늘 한 끼 2020. 10. 7. 10:35
무를 먹으려면 마트에 가면 되는 도시 생활. 하지만 시골은 다르다. 무생채를 해먹기 위해선 먼저 무 씨를 뿌리고 기다려야 한다. 팔 월 하순에 뿌린 무 씨에 싹이 돋더니 어느새 잎이 무성하다. 그 사이를 헤쳐보니 무가 생겼다. 계속 이대로 두면 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자주 솎어주어야한다. 남편이 무생채가 먹고 싶다고 두 개 뽑아왔다. 아직 연하기 때문에 껍질 째 곱게 썰어준다. 무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춧가루로 먼저 색을 입혀주는 것이다. 그 뒤 소금 약간, 설탕 약간(매실청으로 대신 해도 됨) 식초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끝이다. 그릇에 담아 통깨를 뿌리면 완성. 고소하게 먹고 싶으면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도 되지만 무 자체의 맛을 즐기고 싶으면 안 넣어도 된다. 고구마와 땅콩을 삶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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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오늘의 농촌 풍경 2020. 10. 7. 10:20
우리 집 마당 동쪽에서 본 서쪽 하늘. 하루를 이렇게 맑게 시작해서 기쁘다. 어젯밤을 밝힌 달이 지금은 존재감 없이 사라지려고 한다. 아쉬워하는 빛이 있을까? 사람들은 아주 잠깐의 영광도 못잊어하는 편이다. 자신의 것이 아닌 선대의 것도 붙잡지 못해 안달하는 편이다. 자연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저 달도 어젯밤의 박수와 환호(많은 사람들이 밤 내내 제각각의 사연으로 저 달빛에 위로받고 감사했을 것이다) 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듯, 가던 길을 조용히 가고 있다. 그 걸음에 잠시 눈물을 닦을 수 있던 사람들에게 그것은 자신의 덕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위로 했을 뿐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온전히 나의 책임으로 또박또박 걸어가야겠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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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어느 날, 마당 한 바퀴농촌에 살고 있지만 아직 도시인 2020. 10. 6. 14:00
아침에 마당에 나가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습니다. 남편은 여섯 시 , 나는 일곱 시. 먼저 나간 남편이 바깥 기온을 알려줍니다. 마당 온도계 눈금 7도. 실내 온도는 22도. 나가기 싫지만 밤새 기다렸을 개들을 생각해 나가 봅니다. 수컷 두 마리는 늘 싸워서 한 마리씩 마당에 풀어놓습니다. 개를 따라다니며 우리도 마당을 몇 바퀴 돌아봅니다. 열매를 딴 대추나무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막막한 모습으로 겨울맞이를 준비합니다. 이제 곧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 긴 잠에 빠지겠지요. 화단에는 천일홍 맨드라미가 한창이지만 머위도 한창입니다. 꺾어서 반찬으로 먹어도 되는데 고구마 줄기가 있어 굳이 꺾지 않습니다. 머위는 겨울철 빼곤 늘 저렇게 푸른 얼굴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올봄에 처음 옮겨 심었기 때문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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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독후활동 - 질문하기 2020. 10. 5. 13:35
조세희의 단편집 은 난장이 가족으로 대변되는 가난한 소외 계층과 우리나라 70년대 노동문제를 드러 낸 귀한 책이다. 난쟁이 가족의 비극을 통해 당시 노동자들의 삶과 산업화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것을 뺏기고도 제대로 하소연할 데 조차 없던 하층민들의 삶을 보여 주었다. 2020년 현재, 세계 23위로 잘 사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간격이 좁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99개를 갖고 나머지 1개를 채우기 위해 약자의 손에 든 것을 빼앗기 위해 기세 등등하게 '자수성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는 한 난쟁이 김불이 씨의 비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1.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어봅시다. (만들기 전에 띠의 양면에 좋아하는 단어와 싫어하는 단어를 각각 다섯 개를 적어놓습니다.) 띠를 만들어 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