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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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맹 가리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25. 19:53
로맹 가리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 우리는 또 하나의 이름을 쌍둥이처럼 불러 주어야한다. 우리에게 모모라는 이름을 가르쳐준 에밀 아자르 역시 그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로맹 가리는 유태인으로 태어났지만 철저히 프랑스 인으로 자랐다. 프랑스 인으로 살아야만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그의 어머니의 믿음 때문이었다. 로맹 가리는 변호사가 되기 위한 연수를 받던 중 제2차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프랑스 공군에 입대, 종전 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 후 외교관이 되어 볼리비아 주재 프랑스 대사관 대리대사로 근무하던 중 ‘하늘의 뿌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하면서 정계와 예술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인기를 받는 스타가 되었다. 5년 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삶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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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박영택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21. 12:01
이 책은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소개할 작가들을 알기 위해 방문한 작가들의 작업실 방문기다. 열두 명 작가의 작업실을 소개하고 있는데 누구의 작업실이든 내가 생각한 작가의 작업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은이가 작가의 작업실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안타까워 한 부분은 작업실 대여 비용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분들은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알아주는 작가들인데 그분들조차 작업실 마련하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정도였다. 이러니 셀 수 없이 많은 작가들이 오늘도 자신들의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이리 저리 헤맬 것은 당연하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을 수많은 작가들이 열정 뿐만 아니라 사회적 대우도 적절하게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미술작가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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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인류의 미래편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18. 20:59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말하다-가 부제다. 앞서 읽은 "미래편"에 상당히 만족했기 때문에 제목과 부제에 걸맞는 좋은 내용이 나오길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풍향계 역할을 하는 트렌드를 통해 변화를 읽어냄으로써 사회 전체의 아젠다(의제)를 제시 한 뒤, 현실에서 보이는 단서를 통해 미래에 대한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과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1부는 "인구"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국가다. 22세기,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힌 대한민국. 무엇이 우리나라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를 생각하며 제작팀은 스페인, 독일, 일본,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두었던 스페인 사람들은 부동산 거래가 중단되자 희망을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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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사사키 아타루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8. 20:06
혁명이라는 단어는 내게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을 떠올리게 한다.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과 글자만 안다면 애벌레들까지도 자신의 책을 읽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는 현재에 대한 혁명이었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도무지 추측할 수 없었던 이 책의 내용을 부제를 보고 약간은 짐작할 수 있었다.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란 부제 뒤에 어떤 제시도 없이 바로 펼쳐진 본문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밤, 문학의 승리 작가는 자신이 세상의 정보로부터 차단된 생활을 선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잡다한 정보들이 자신에게 알게 모르게 명령을 내려서 거기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있다는 환상에 사로 잡혀 있는 비평가나 한 가지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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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미래의 기회편)/KBS명견만리 제작팀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7. 10:15
요즘 중국 사극 "미월전"을 즐겨보고 있습니다. 진시황의 증조모가 되는 초나라 공주 미월이 갖은 고생 끝에 중국 역사상 최초의 태후가 되는 내용입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몰아서 방송 하기에 띄엄띄엄 보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미월이 어느 후궁에게 한 말입니다. "당신은 멀리 보지 못합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장면에서 미월이 당신의 말을 믿는다고 하면서 덧붙인 말입니다. 이 말이 유독 마음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저 스스로 멀리 보는 식견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명견만리'라는 말은 뛰어난 통찰력으로 미래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사자성어를 제목으로 삼은 이 책은 "현실에서 보이는 단서들을 통해 향후 인류가 만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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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2. 1. 20:08
삶은 반복적이며 영원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일회성일 뿐일까? 이런 궁금증으로 시작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이십년 만에 다시 읽었다. 우리의 개별적인 삶은 직선이기 때문에 시작과 끝이 있으므로 한시적이다. 하지만 이 직선이 모여 커다란 원이 돼버린 인류의 영원성은 끝없이 반복된다. 이 영원성 속에 기억되는 것은 ‘역사’로 남지만 대부분은 존재하다가 망각되는 가벼운 삶을 살 뿐이다. 이 가벼운 삶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소설에서는 이런 질문을 시작으로 네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읽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았던 사람은 토마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는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든,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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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1. 28. 22:00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독서를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세상에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한정되어있다. 양서를 읽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추천이 필요하고 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도 필요한 법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자신의 딸아이에게 독서교육을 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는 책에다 줄을 긋고 느낌이 있는 글은 베껴놓으면서 울림을 오래도록 공유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런 독서법은 권수는 적지만 한 권 한 권을 꼭꼭 씹어서 읽는 장점이 있다. 마침 나도 열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는 한 권의 책을 열 번 읽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자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통해서 인식을 확장하는 것과 현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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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내가 읽은 책/리뷰 2020. 11. 22. 21:47
우리의 삶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된다. 일상의 평범한 선택이 우리 삶에 어떤 결과가 주어질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선택은 한층 더 신중해질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닿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기준을 찾을 지도 모른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어떤 경우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라는 것! 주인공 ‘나’는 이제 열여섯이 된 고등학생이다. 여섯 살 때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있고, 그 어머니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소년이다. 4년 전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해서 지금은 예, 아니오의 간단한 답이 아니면 ..